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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지가 뻑뻑하거나 냄새가 날때, 그냥 넘기지 마세요

by peak100 2025. 7. 10.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을 무심코 넘기곤 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귀지’입니다. 세수할 때, 머리 감을 때, 혹은 문득 귀가 간지러워 손이 갈 때쯤에서야 우리는 그 존재를 다시 떠올리게 되죠.

하지만 이 작은 귀지가, 때로는 몸속 상태를 알려주는 창문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귀지는 단순히 귀를 더럽히는 분비물이 아닙니다. 우리 몸이 외부 자극과 세균으로부터 귀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방어막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 귀지가 색이 변하거나, 끈적이거나, 냄새가 날 때는 그저 ‘청소 안 해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기엔 아쉬운, 건강에 관한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귀지는 왜 생길까?

귀지는 의학적으로 이루마(earwax) 또는 이도지(耳道脂)라고 합니다. 우리 귀의 외이도에 있는 기름샘과 땀샘에서 나오는 분비물들이 피부의 각질, 먼지, 세균과 섞여 형성되죠.

일종의 ‘귀 청소를 위한 셀프 방어 시스템’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건강한 귀지는 살짝 노르스름하거나, 말라 있는 형태가 많고, 불쾌한 냄새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귀지가 뻑뻑해지고, 색이 진해지며, 냄새가 난다거나 묽게 흐른다거나 하면 그건 몸 안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변화가 반영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귀지의 상태로 의심할 수 있는 건강 문제

1. 귀염증(외이도염)의 전조

귀지가 진득하고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면, 외이도에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수영 후 물이 자주 들어가거나, 면봉으로 깊숙이 귀를 자주 건드리는 분들에게 흔하죠.

  • 증상: 귀의 통증, 가려움, 분비물 증가, 냄새나는 귀지
  • 조치: 귀를 과도하게 건드리지 말고, 증상이 지속되면 이비인후과 방문 권장

2. 피지 분비 이상 또는 호르몬 변화

갑자기 귀지가 기름지게 많아지거나 끈적이는 경우, 피지선의 과다한 활동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수면이 불규칙할 때 자주 나타나기도 해요. 여성의 경우, 생리 전후갱년기에도 귀지 상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간 기능 저하

귀지는 우리 몸의 독소 배출 시스템과도 연결됩니다. 간이 피로하거나 기능이 떨어질 경우, 귀지에 검은빛, 진한 황색, 탁한 기름성이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피부에 유분이 많아지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면 귀지의 변화와 함께 간 상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일 수 있습니다.

4. 당 조절 이상, 당뇨병 초기 가능성

혈당이 높아지면 체내의 여러 점막 분비물도 점도가 변할 수 있습니다. 귀지가 갑자기 끈적이고 떡지며, 악취가 심해졌다면 혈당과 관련된 문제를 의심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귀지 색으로 보는 건강 신호

귀지 색상 의심 가능한 원인
옅은 노란색 정상, 건강한 귀지
진한 갈색 또는 검은색 오래된 귀지, 간 기능 이상, 산화된 지질
묽고 반투명한 귀지 염증 또는 습한 외이도
흰색 가루 형태 피부 건조, 아토피 체질
회색 또는 초록빛 박테리아 감염 가능성, 염증 반응

귀 건강을 위한 생활 팁

  1. 면봉 사용 줄이기: 깊숙한 귀지는 자연스럽게 배출되니 무리하게 깊숙이 파지 않아도 됩니다.
  2. 샤워 후 귀 바깥만 닦기: 물기를 제거할 때는 귀 안까지 넣지 말고, 타월로 겉면만 닦아주세요.
  3. 귓속이 간지럽더라도 참기: 긁을수록 더 가렵고 염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 진료를 받으세요.
  4. 몸 전체 컨디션 함께 보기: 귀지 변화가 단독으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함께 피로, 트러블, 수면장애 등이 있다면 몸 전체의 밸런스를 점검해 보세요.

작고 조용한 귀지만 속으론 여러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귀는 말이 없습니다. 소리를 들어주고,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는 항상 바쁘게 몸의 상태를 받아들이고, 조용히 신호를 내보냅니다.

귀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귀 속 청소의 부산물이라 여겼던 그것이, 우리 몸의 작은 변화들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거울’ 일지도 모릅니다.

다음에 귀지를 닦을 때, 조금만 더 자세히 살펴보세요. 그 속엔 ‘괜찮은지 한 번만 물어봐줘’라는 몸의 조용한 부탁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몸은 늘, 다정하게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귀 기울여주는 마음이 결국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