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 수업 첫날 이 질문부터 들었습니다 “여러분, 커피는 어디서 왔을까요?”
처음엔 그저 웃음이 나왔어요. 너무 당연한 질문 같았거든요. 에티오피아? 브라질? 그런데 수업이 계속될수록, 이건 단순한 지리 문제가 아니란 걸 알게 됐습니다. 커피가 어디서 자랐는지에 따라, 어떻게 자라고 어떤 향을 품었는지가 전혀 달라진다는 사실. 바리스타가 되려면 이런 배경을 ‘맛’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더라고요.
1. 원산지를 알면 커피 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배운 건 ‘산지별 특징’이었어요. 이건 지금도 손님한테 원두 추천할 때 자주 써먹고 있어요.
- 아프리카산 커피 (예: 에티오피아, 케냐): 산미가 강하고 향이 화려해요. 자몽, 베리, 재스민 같은 향이 은은히 돌아요.
- 중남미산 커피 (예: 브라질, 콜롬비아): 산미와 단맛, 고소함이 잘 어울리는 균형 잡힌 맛이에요.
- 아시아산 커피 (예: 인도네시아, 인도): 스파이시하고 바디감이 묵직한 커피들이 많아요. 흙향이나 향신료 느낌도 살짝 납니다.
2. 품종도 맛을 바꾸는 중요한 열쇠
솔직히 처음엔 ‘품종’이 왜 중요한지 몰랐어요. 그런데 예가체프 같은 커피를 마셔보고 나서 깨달았죠. 이건 완전히 다른 음료 같았어요.
- 아라비카: 향이 풍부하고 산미가 살아 있어요. 대부분의 스페셜티 커피가 이 품종이에요.
- 로부스타: 카페인이 높고, 진한 쓴맛이 강해요. 에스프레소나 인스턴트커피에서 자주 써요.
- 게이샤: 가격은 좀 있지만, 정말 특별해요. 복숭아, 재스민 같은 향이 올라올 때, “이래서 스페셜티구나” 싶었죠.
3. 로스팅은 바리스타의 취향이 드러나는 영역
한 원두도 라이트, 미디엄, 다크…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이 나와요. 실습하면서 제일 재밌었던 건 이 ‘로스팅 차이’였습니다.
- 라이트 로스팅: 산미가 강하고 향이 선명해요. 드립에 잘 어울려요.
- 미디엄 로스팅: 산미와 단맛이 조화롭죠. 저는 이걸 제일 자주 마셔요.
- 다크 로스팅: 쓴맛이 강하고 바디감이 묵직해요. 에스프레소용으로 적합하죠.
4. 결국 바리스타는 ‘설명하는 사람’입니다
바리스타는 단순히 ‘커피 잘 내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손님에게 “이 커피는 왜 이런 맛이 나는지”, “이 원두는 어떤 향이 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도 아직 배우는 중이에요. 하지만 이 세 가지 – 원산지, 품종, 로스팅만 잘 이해해도, 손님과 커피에 대해 더 깊이 소통할 수 있어요.
바리스타를 꿈꾸는 여러분, 저처럼 커피 공부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한 잔 한 잔 마실 때마다 "이건 왜 이런 맛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다 보면, 어느새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바리스타가 되어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