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유럽은 고급 커피문화의 중심지로 인식되지만, 이 문화는 단숨에 자리 잡은 것이 아닙니다.
많은 시간을 거쳐서 형성된 것이지요.
커피는 17세기 오스만 제국의 영향 아래 처음 유럽 대륙에 소개되었고, 이후 오스트리아의 빈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파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럽 커피문화의 역사적 기원과 주요 변천사를, 도시별 관점에서 흥미롭게 살펴봅니다.
1. 오스만 제국의 유럽 전파 – 커피의 첫 유럽 상륙
커피가 처음 유럽 땅을 밟은 배경에는 오스만 제국의 강력한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 커피는 아라비아 반도에서 오스만 제국으로 퍼졌고, 오스만은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문화’로 승화시켰습니다.
커피하우스(카웨한 Kahvehane)는 당시 이슬람 사회에서 정보를 교류하고, 정치와 문화를 논하는 중요한 공간이었습니다.
이러한 커피하우스 문화는 오스만 제국의 유럽 진출과 함께 자연스럽게 전파되었습니다.
1683년, 오스만이 오스트리아 빈을 침공했다 철수하면서 남긴 커피 원두가 이후 유럽 커피문화 발전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오스만의 커피 의식은 단순한 음용을 넘어 종교적, 사회적 리듬과도 연결돼 있었기에 유럽 상류층의 호기심을 자극 하기에
충분 했습니다.
2. 오스트리아 빈 – 유럽식 커피하우스의 탄생
유럽에서 커피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도시는 바로 오스트리아 빈입니다.
앞서 언급한 1683년 오스만 침공 이후, 빈 주민들은 남겨진 커피를 토대로 유럽 최초의 커피하우스를 개설했습니다.
1685년, 게오르그 프란츠 콜시츠키는 오스만 복장을 하고 커피를 추출해 팔기 시작했으며, 이때부터 유럽 스타일의 커피문화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빈의 커피하우스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신문을 읽고, 글을 쓰고, 사유를 나누는 ‘문화 살롱’이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커피하우스인 Café Central는 카프카, 트로츠키, 프로이트 등의 단골 공간이었고, 커피는 곧 지성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멜란지’, ‘아인슈페너’, ‘자허토르테와 함께 마시는 커피’ 등은 모두 이 시기의 유산이며, 이는 유럽 각국에 파생돼 고유 메뉴로 진화해 나갔습니다.
3. 파리 – 감성과 철학이 깃든 커피의 진화
18세기 중엽, 커피문화는 프랑스 파리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 발전합니다.
커피는 귀족과 상류층의 사교를 넘어, 보헤미안 예술가와 철학자들의 일상으로 스며들었고, ‘카페’는 지식과 혁명의 요람이 되었습니다.
파리의 대표 카페인 Café Procope는 1686년 문을 열었고, 볼테르, 루소, 디드로, 로베스피에르 같은 계몽주의 지식인들이 자주 찾던 공간이었습니다.
19세기에는 Café de Flore, Les Deux Magots 같은 유명 카페가 생기며, 카페는 단순한 음료 소비 공간이 아니라 예술과 사유의 본거지가 되었습니다.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피카소 같은 인물들이 이곳에서 활동했고, 커피는 감성과 철학의 상징이자 가치있는 문화적 자산이 되었습니다.
결론: 커피는 유럽의 문화 그 자체가 되었다
오스만이 전해준 신비롭고 종교적인 음료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지적이고 격조 있는 살롱 문화로 바뀌었고,
파리에서는 감성과 철학, 혁명의 불씨가 되는 정신의 음료로 자리잡았습니다.
커피를 마신다는 건, 곧 유럽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동참할수 있는 일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