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커피를 진지하게 마셔봤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시나요? 저는 대학교 도서관 앞, 자판기에서 뽑은 달달한 커피가 처음이었어요. 그땐 단지 잠을 깨우는 도구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커피는 제 일상의 작은 즐거움이 되었고, 어느새 향과 맛을 음미하는 시간이 제법 소중하게 느껴지더군요.
1.커피의 기원 –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된 이야기
커피의 시작은 무려 천 년 전 에티오피아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요. 카파 지역의 한 목동 칼디가 염소들이 붉은 열매를 먹고 밤새 뛰어다니는 걸 보고, 그 열매를 직접 마셔보면서 커피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는 전설이 있죠. 물론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실제로 에티오피아는 지금도 고유 품종의 커피를 생산하는 중요한 나라예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예가체프는 꽃향기와 과일향이 섞여서, 마실 때마다 머릿속이 환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이 나라에서는 커피 세레모니라는 전통 의식도 여전히 중요한 문화예요. 한 잔 한 잔 내릴 때마다 커피향이 집안에 퍼지는 그 느낌, 정말 경험해보셔야 해요.
2.아라비카 – 섬세한 사람들의 커피
원두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아라비카 원두는 향이 정말 좋아요. 처음 향을 맡았을 땐 과일 같은 느낌도 나고, 어떤 건 꽃향 같기도 해요. 저는 평소에 신맛이 조금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데, 아라비카가 딱 그런 스타일이더라고요. 콜롬비아산 아라비카는 좀 더 고소하고 부드러운 편이라, 아침에 부드럽게 시작하고 싶을 때 자주 마셔요.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고 병충해에 약하긴 하지만, 그만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품종이라 그런지 마실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하나의 ‘작품’처럼 느끼게 해주는 그런 존재랄까요?
3.로부스타 – 강한 하루가 필요할 때
반대로, 로부스타는 좀 더 강한 인상을 줘요. 제가 밤을 새야 할 때나 집중이 필요할 때 즐겨 마시는데, 쓴맛이 꽤 강하고 바디감도 묵직해서 딱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들죠. 특히 에스프레소에 많이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크레마도 풍부해서 시각적으로도 만족감을 주고요.
솔직히 예전엔 로부스타를 ‘싸구려 커피’로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베트남 여행 갔을 때 그 생각이 바뀌었어요. 현지에서 마신 로부스타 기반 커피는 진하고 달콤하면서도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었거든요. 그때 이후로는 로부스타도 상황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커피로 제 리스트에 올려뒀답니다.
4.마무리하며 – 커피는 결국 취향
이렇게 커피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예전처럼 단순히 “쓴맛이야”라고 말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어떤 원두인지, 어떤 향이 나는지, 내가 왜 이 커피를 좋아하는지를 조금씩 설명할 수 있게 되고, 그게 또 꽤 재미있어요.
오늘 아침 당신이 마신 커피, 어디서 왔고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었는지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 한 잔 안에는 사실 정말 많은 세계가 숨어 있답니다. 그리고 그걸 알아가는 여정은 생각보다 훨씬 즐겁고, 따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