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도 그랬어요.
처음엔 그냥 카페가 귀찮아서. 날도 춥고, 밖에 나가기 싫고.
그래서 커피머신 하나 샀죠. '이제 나도 홈카페 해본다!' 하고요.
근데 말이죠…
기계 하나 샀다고 다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어떤 커피 좋아하세요?”라는 질문 앞에서 얼었어요
카페 가면 그냥 "아메리카노 주세요"만 하던 입장에서,
막상 직접 내려 마시려니까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는 거예요.
드립, 에스프레소, 콜드브루, 라떼…
그런데 그중 뭐가 나한테 어울리는지 몰랐어요.
유튜브 영상은 죄다 전문가 같고, 장비도 복잡하고.
그때부터 시작했죠.
하나씩 마셔보기. 실패하고 또 마셔보기.
처음엔 라떼부터 시작했어요
왜냐고요? 그냥 부드러워서요.
쓰고 진한 거 잘 못 마시거든요.
우유랑 섞여서 좀 덜 부담스럽고,
왠지 라떼 만들면 내가 뭘 좀 해낸 것 같은 느낌도 나고요.
스팀 밀크 만드는 연습도 하다 보면 재밌어요. 거품이 탁— 올라오면 뿌듯하달까?
드립은 시간이 필요해요. 근데 빠져들어요
나중에 도전한 게 핸드드립이었어요.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물을 언제, 얼마나, 어떻게 부어야 할지…
처음엔 맹물 맛 나기도 하고, 너무 진해서 못 마시기도 하고.
근데 이상하게도 그 실험 같던 과정이 재밌었어요.
종이 필터 펼쳐놓고, 온도계로 물 온도 재보고,
한 방울씩 커피가 떨어지는 걸 멍하니 보고 있으면… 좀 힐링이랄까?
콜드브루는 여름이 되면 꺼내요
겨울엔 잘 안 마시는데, 여름엔 꼭 만들어둬요.
찬물에 담가놓기만 하면 되니까 편하기도 하고,
맛이 부드러워서 아침에도 부담 없어요.
조금 진하게 만들어서 우유랑 얼음이랑 섞으면,
그거 하나면 카페 안 가도 되겠다 싶어요.
근데 단점은… 기다려야 해요. 10시간은 우려야 되니까.
원두는 마트에서 소분된 걸로 시작했어요
이건 지금도 하고 있는 팁인데요.
비싸고 큰 봉지 말고, 100g짜리 여러 개 사서 맛보는 거요.
에티오피아는 향이 화려하고, 콜롬비아는 부드럽고,
과테말라는 진한 느낌… 그걸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아, 나는 이쪽 스타일이네” 하고 감이 오더라고요.
홈카페는 결국 ‘내 시간’이에요
누구는 커피를 연구처럼 하기도 하고,
누구는 그냥 아침 루틴처럼 하기도 하잖아요.
저는요, 그냥 하루에 한 번,
그 커피 내리는 10분이 좋더라고요.
잡생각 멈추고,
향 맡으면서 물 붓고,
딱 한 잔을 위한 그 시간.
그게 저한텐 쉼표예요.
그리고 그 쉼표 하나로, 하루가 조금 더 괜찮아지더라고요.
오늘도 커피 한 잔, 나를 위한 시간
혹시 홈카페 시작하고 싶은데 막막하신가요?
라떼부터 시작해보세요.
아니면 카페에서 평소 마시던 거요.
그게 답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커피’부터 시작하면, 그다음은 자연스럽게 따라와요.
그리고 어느 순간,
당신도 당신만의 커피 루틴을 만들고 있을 거예요.
저처럼요.